내년 지방선거가 열 달 정도 남았다. 벌써부터 부천시장  후보군들의 이름이 자천타천으로 거론되고 있다.

시장 후보든 경기도의원 후보든, 부천시의원 후보든 이들 예비 후보군들은 각종 지역 행사와 모임에 참석하며 물밑 지역정서를 살피고 있는 모습이다.

이들 후보들에게 가장 큰 관심은 공천이다. 공천을 받기 위한 행보의 하나로 자신을 지지해 줄 당원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 권리당원이든 일반당원이든 당원을  많이 확보하면 그만큼 경선에서 유리하다는 것이 일반적인 판단이다.

그러다 보니 예비후보군들이 당원 확보에 혈안이 되어있다. 일반당원은 매월 천 원씩의 당비를 납부해야 하고 권리당원은 2천 원을 내야 한다.

그런데 문제는 여기에 있다. 정치에 전혀 관심이 없거나 지지하지도 않은 정당인데도 불구하고 무작정 1년 정도의 당원이 될 것으로 요청하면 동네 유권자들은 거절하기도 그렇고 참으로 난감하고 괴롭다.

한쪽 후보의 요청을 들어주면 경쟁 예비후보 측이 은근히 왕따를 시킨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자신과 친한 사람이 선거에 출마하면 그 사람의 정책과 비전, 인물됨을 떠나 당연히 친한 사람에게 표를 던지곤 한다.

이처럼 우리는 그동안 지연과 혈연, 학연에 얽매인 선거를 해왔다. 아무리 이런 병폐를 바꿔야 한다고 하지만 인지상정으로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다. 이 사람도 친하고 저 사람도 친한데 누구를 찍어야 할지 한참을 고민해야 하는 판에 주변에 입당원서까지 부탁해야 하는 처지가 생겼으니 더욱 괴롭다는 소리가 들린다.

이런 선거문화는 당연히 없어져야 하겠지만 선거제도를 바꾸지 않은 이상 요원한 것 같다. 정치에 초연하며 조용히 살고 싶으나 인간은 정치적 동물인 호모폴리티쿠스다보니 정치를 떠나 살 수가 없는 것 아닐까. 예비후보들과 유권자들의 이야기는 그래서 들을수록 재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