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이 일생을 살다보면 수많은 잘못을 저지르게 된다. 의식적으로 남을 속여 이익을 취하기도 하고 무의식적으로 행한 일이 남에게 큰 피해를 주기도 하는 것이다.

 

이것은 누구나 같아 어떤 사람도 비껴가지 못하는 일이다. 더구나 가지려는 욕심으로 남을 헤친다거나 몰래 훔쳐내어 자기 것으로 만들기도 하는데 사람의 기본 정신이 투쟁으로 시작하여 투쟁으로 끝나는 생존본능에 충실해서가 아니라 문명의 발달로 인한 비교의식 때문이다.

 

원시적인 삶을 산다면 먹고 잠자고 뛰놀고 하는 것만 있으면 만족한다. 그러나 언어가 발달하고 소유라는 개념이 생겨난 후의 사람은 욕심이라는 그늘을 스스로 만들어 남과 비교하는 단계에 다다르고 비교한 만큼의 소유욕과 명예를 알게 되었다. 이때부터 약육강식의 의식적인 투쟁이 시작되어 뺏고 속이고 훔치는 잘못을 범하게 되었다.

 

이것은 문명의 발달과 함께 더욱 크게 나타나게 되는데 현대에 와서는 원시적인 욕심을 뛰어넘어 양심을 속이고 기본적인 범죄행위를 초월하는 기발한 범죄까지 만들어낸다. 역설적으로 범죄가 많은 나라가 더 잘사는 나라라는 인식이 팽배하게 되었다. 현대의 범죄행위는 문명을 대변하고 발달한 만큼의 댓가를 사람 스스로가 치르는 단계에 도달하여 언젠가는 어느 행위가 범죄인지 인식하지 못할 때가 도래할 것은 분명하다.

 

그런 사람이 사는 사회에서 도덕적인 가르침은 필요한데 안타깝게도 우리는 학교에서조차 인성교육을 소홀히 하고 있어 사람이 가진 도덕적 기본 양심을 어디에서 찾을지가 혼란스럽다. 사람의 기본 인성은 잘못을 저지르면 반드시 감추려는 본능이 있고 그 본능에 충실하면 다시는 잘못을 저지르지 않는 개과천선의 여지가 누구에게나 있다.

 

논어의 가르침에 “드러나지만 않으면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는다”라는 말이 있는데 나쁜 짓을 했을 경우 그것을 후회하는 마음보다 드러나지 않기를 바라는 걱정이 앞서게 된다는 말이다. 발각되는 것을 두려워하는 마음에 나쁜 짓을 했다는 자각이 있고 잘못을 저질렀다는 자각이 반성의 계기가 되어 오히려 다른 사람보다 뚜렷한 성과를 나타내는 사람은 많다. 예로부터 성인군자나 학식과 덕망을 칭송받는 사람들도 모두 이 같은 자각으로 성인의 반열에 오르기도 한 것이다.

 

그러나 오직 한 부류의 사람들이 자신의 잘못을 알지만 끝까지 감추고 자각하지 못하는데 바로 정치인들이다. 현대의 정치인은 전부가 선출직으로 뽑는다. 남에게 뽑힌다는 것은 그만큼의 인성을 갖추고 전문적인 학식과 공적이 있어야 한다. 그것은 한때의 바람에 일어나는 것도, 일시적으로 운이 따라 뽑히는 것도 아니다. 오직 국민과 나라를 위한 구국충정의 정신에 의한 헌신적인 노력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한데 선거철에 임하여 각종 뉴스를 독차지 하는 정치인들의 감추기 식의 동정을 보면 과연 기본적인 양심이 있는 사람일까 하는 의심이 드는 것은 혼자만의 생각이 아닐 것이다. 금방 탈로날 일도 잡아떼는 솜씨는 좋으나 속이 훤히 드러나 보이는 거짓말을 상투적으로 하고 있다.

 

연일 터져 나오는 의문의 정치적 사건은 국민을 혼란하게 하고 경제에 악영향을 끼쳐 나라의 근본을 흔들리게 하는 것은 모두가 인지하고 있는데, 왜 유독 정치인들만 그것을 알지 못하는 것인지, 어디에 물어도 대답은 메아리로 돌아오는 현실이 실로 안타까울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