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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오장 칼럼> 원미산 진달래동산에 새겨진 부천문화의 현주소

“진달래가 흐드러지게 피었더라구 연초록 잎사귀들이 얼마나 보기 좋은지 가만히 있어도 연초록물이 들 것 같더라구”

 

원미산 진달래동산 가운데에 커다랗게 세워진 소설가 양귀자의 글이다. 소설 한계령의 문장 가운데 9행을 옮겨놓은 상징탑으로 시비도 아니고 문장탑도 아닌 그야말로 동산을 알리는 광고석이다.

 

그런데 이상하다. 한글을 깨우친 사람이라면 초등학생도 고개를 갸웃거리게 하는 글귀로 시작하여 전혀 공원에 맞지 않은 글이다. 진달래는 연분홍빛을 띠는 봄의 전령사로 개나리와 더불어 가장 일찍 피는 꽃으로 꽃이 떨어진 뒤 잎이 돋아나는 대표적인 상사화다. 한데 흐드러지게 핀 진달래가 연초록이라니, 뭐가 맞지 않는다.

 

분홍빛이 아닌 연초록에 가만히 있어도 물든다는 표현은 전혀 진달래 이치에 맞지 않는다. 잎과 꽃이 동시에 피어도 연초록으로 물든다는 말은 이해가 되지 않는데 전부가 연초록으로 물들었다고 한다. 과장도 아니고 몰라서 쓴 것도 아니라면 독자들을 무식자로 봤기 때문이 아닌가.

 

부천시는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여 시민들이 봄나들이하기에 딱 맞는 가까운 원미산에 진달래동산을 조성하여 벌써 몇 년째 봄 축제를 열어 부천시민뿐만 아니라 서울 인근의 주민들까지 찾아오는 명소로 만들었다. 한데 시민들의 칭송을 듣는 사업이 정중앙에 조성된 광고탑으로 인하여 웃음거리로 전락하고 말았다.

 

광고탑 옆에서 나들이객을 상대로 사진영업을 하는 사람도 처음엔 이상하게 보지 않았으나 자세히 보니 뭐가 맞지 않는 것 같아 다른 사람들과 고개를 갸웃거렸다고 하였다. 다시 읽어봐도 너무 했다는 생각이 저절로 든다. 지나가는 학생이나 일반 시민들 그리고 이곳을 찾는 타지역 사람들이 이것을 볼 때마다 과연 어떤 생각을 할까? 왜 이 돌이 여기에 서 있어야 하는지도 도저히 이해하기가 힘들 것이며 이렇게 만든 이유가 뭐냐고 물을 것이 뻔하다.

 

양귀자 소설가가 원미동에 살며 원미동 사람들이라는 소설로 명성을 얻자 이유 불문하고 옮겨 쓴 것인지 아니면 아무 생각 없이 사업목적을 위한 조급한 생각으로 쓴 것인지 의문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 진달래가 만발한 동산, 초입에 커다란 비석을 엉터리로 세워놓고 더구나 소설 제목이 한계령인데 한계령과 부천 원미산 진달래동산과 무슨 연관이 있어서 허고 많은 글귀 중에 이런 엉터리 글귀를 옮겼는가.

 

부천에는 문인이 300명이 넘는 도시다. 누구에게 부탁했어도 진달래동산에 적합한 글귀는 쓸 수 있다. 이것은 부천시의 문화 역량이라고 만천하에 공개하려는 어이없는 행정이 아닐 수 없다. 열악한 부천 시민의 혈세를 함부로 쓰는 단적인 오류로 보인다. 문학작품은 없는 사실은 얼마든지 상상할 수 있지만 있는 사실을 없다고 할 수는 없다. 자연의 생태는 상상으로 바꾸지 못하기 때문이다.

 

안개가 잔뜩 끼었다고 하며 바람이 분다고 하던가. 봄에 피는 꽃을 가을에 피었다고 하고. 야행성 새 울음을 한낮에 운다고 하는 실수는 종종 보인다. 또한 대중가요에서도 간밤에 제비가 운다든지, 찔레꽃이 붉다든지, 홍시가 열린다든지 민들레 홀씨라든지 많은 오류가 있다.

 

하지만 이것은 문제가 다르다. 진달래를 연초록으로 표현한 글귀인지 진달래가 철쭉처럼 꽃과 잎이 같이 피는 것으로 착각을 한 것인지. 도무지 상식 밖의 글귀다. 실수는 누구나 한다. 하지만 고치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진달래동산의 광고탑의 글귀는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 지금 당장 진달래꽃이 시들기 전에 탑을 헐어내던가 치워야 한다. 급하면 가림막이라도 쳐야 부천시가 웃음거리로 전락하지 않을 것이다.

 

기사등록 : 2019-04-03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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