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시 소사구(구청장 박상설)의 서울과 인천을 잇는 부천시 관문인 경인로 소사삼거리에는 철물과 화공약품 등 갖가지 공구 상가들이 길게 늘어서 있다. 한 때는 공업화의 상징이었고 산업화의 메카였던 이곳도 세월의 흐름은 비켜갈 수 없는 것, 상가는 낡고 셔터는 녹슬어 도시미관을 저해하는 신세가 된지 오래였다.

 

그러던 이곳이 만화캐릭터로 단장하여 생기가 넘치고 살아 숨쉬는 소사벽화거리로 재탄생하여 새로운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 생각을 바꾸다.

사실 이곳은 뉴타운 개발예정지로 상가 주인들은 언젠가는 철거될 것이라는 생각에 변화보다는 현실에 안주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궁하면 통하는 법, 올 2월에 부임한 박상설 구청장이 아이디어를 냈다. 칙칙한 셔터에 만화도시이자 문화도시 부천의 이미지에 딱 맞아 떨어지는 만화디자인을 그려 쾌적하고 산뜻한 이미지로 도시환경을 바꾸기로 한 것이다.

 

그 첫 단계 사업이 서울에서 인천방향 69개 점포, 283m 길이의 셔터에 일상에서 느끼는 감성카툰과 풍경, 모던디자인을 주제로 아기자기한 만화캐릭터 그리기 사업이다.

 

▶ 새 생명을 불어넣다.

소사벽화거리에는 감성과 웃음, 해학이 있는 동화 같은 만화세상이 펼쳐진다. 거리에 들어서면 누구나 동심의 세계로 빠져든다. 혼자라고 느껴져 외로울 때 카툰에서 내민 커다란 손을 잡으면 든든한 친구인 것 같고 거대한 날개 사이에 서면 천사가 될 것 같아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카메라 셔터를 누르게 된다.

 

제1구간 감성카툰에는 집 처마에서 떨어지는 빗방울을 음표로 변하게 하여 단순 이미지가 아닌 웃음과 해학이 녹아 있고 이야기가 있는 20여점의 카툰으로 구성되었다.

 

제2구간과 제3구간에서는 부천을 상징하는 풍경을 표현하고 모던 디자인으로 젊은 감각에 맞는 캐릭터 디자인과 기하학적 변형그림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이렇게 동적인 이미지로 형형색색 그려진 만화그림들은 칙칙한 거리에 새 생명을 불어 넣어 지나가는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발길을 멈추게 한다.

 

한 공구상가 주인은 “가게 문을 여는 아침과 문을 닫는 밤에는 거리가 을씨년스러웠는데 이젠 가게 문을 여닫은 시간이 오히려 더 즐겁다.”며 “지나가는 시민들이 가게를 배경으로 사진도 찍고 이야기꽃을 피우니 상가가 활기가 넘친다.”고 말했다.

 

▶ 지역의 명소이자 랜드마크로 만들겠다.

박상설 소사구청장은 “구도심의 칙칙한 상가셔터가 한층 깨끗하고 밝아져 시민들의 반응이 너무 좋다”며 “경인국도 전 구간 상가셔터에 스토리텔링이 있는 만화거리를 만들어 클린과 문화가 함께하는 지역의 명소이자 랜드마크가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소사구는 건너편 인천에서 서울방향의 셔터 73개소도 올 하반기에 사업을 추진하고 내년에는 주요간선도로, 공공기관, 대피소 등에도 만화캐릭터 벽화사업을 추진하여 아름다움과 감성을 더한 살아 숨쉬는 도시로 탈바꿈 시킨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