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시의회 제155회 임시회가 부천시장의 시정질의 답변 거부로 산회되는 초유의 사태가 또다시 발생했다.
임시회 마지막 날인 21일 열린 제2차 본회의에서 시장의 시정질의 답변을 놓고 시장과 의원들간의 공방이 벌어지면서 몇차례 정회를 하는 등 소동을 빚으며 파행운영됐다.
이날의 공방은 김관수 의원의 시정질의 답변을 놓고 답변서 내용과 달리 별도의 답변서를 배포하여 답변하는 것을 일부 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문제를 제기하면서 불거졌다.
정회와 속개를 거듭하다 남은 시정질문에 대한 답변은 서면으로 대체키로 하고 이날 오후 5시50분 보충질의를 시작키로 했으나 시장과 간부공무원들이 출석하지 않으면서 의회가 자동산회됐다.
시 집행부가 출석을 거부한 것은 부천시의회 역사상 처음으로 시 집행부와 의회간 첨예한 갈등을 예고하고 있다.
이날 의회의 파행으로 공유재산변경계획안 등 상정된 안건들이 처리되지 못하고 다음 회기로 넘어가게 됐다.
홍 시장은 이날 시장의 사과를 요구하는 김관수 의원의 질의에 대한 답변을 통해 사과보다는 의회를 비방하는 내용의 별도의 자료를 의원들 책상에 배포하여 답변하자 일부 의원들이 이를 문제삼고 나섰다.
이에 홍 시장이 의원들을 향해 "의원들만 할 말 하고 시장의 입은 왜 막냐. 난 수용할 수 없다"고 이의를 제기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답변석에 있던 홍 시장이 팔짱을 끼고 의원들을 노려 보는 행동을 하면서 한 때 긴장감이 돌기도 했으며 일부 의원들은 홍 시장의 태도에 한심스럽다는 듯 멍하니 쳐다보고 있었다.
결국 오전 11시30분께 정회가 선언된 상태에서 점심 식사를 마치고 의장실에서 오명근 전 의장을 비롯, 위원장들이 연석회의를 통해 대응방안을 모색했다.
하지만 타협점을 찾지 못한채 오후 2시 30분께 정회한지 4시간여만에 회의를 속개했다.
한윤석 의장은 "지난 회기와 같은 사례가 발생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 "회의규칙을 지켜 줄 것"을 당부하고 시장에게 답변을 하도록 했다.
그러나 홍시장이 "답변에 미비사항이 있어 추가설명할 수 있는데 답변 못하게 하느냐"며 강하게 불쾌감을 표시했고 강동구 의원이 "의원들 교육시키러 왔느냐"며 강력 항의하면서 또다시 설전이 오갔다.
홍 시장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이 준비한 답변서를 읽으려는 순간 이번에는 오명근 의원이 나서 "왜 그리 말이 많습니까. 시장이 권위와 명예가 있으면 시의회도 권위와 명예가 있다"며 시장의 부적절한 언행을 문제삼았다.
시장은 곧바로 "시장이 말이 많다니"라며 "이런 상황속에서 시장이 똑바로 하겠느냐. 시장이 명예가 있고 권위가 있다"며 노골적인 불만을 표출했다.
이런 과정에서 강동구 의원이 "모 구청장이 의원에게 삿대질 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나서면서 본회의장은 한때 긴장감이 고조되기도 했다.
계속해서 홍 시장은 "시장의 명예를 찾기위해서 정상적으로 답변하겠다"며 고집을 꺽지않았고 의원들이 문제를 제기하자 "시정 답변이 잘못이 있다면 고발하세요.답변을 이렇게해라 저렇게 해라고 제지하면 못한다"고 답변 거부 의사를 피력하기도 했다.
한윤석 의장이 또다시 정회를 선언하자 홍 시장은 "한번 해봐라 의회가 똑바로 되나"고 말한 뒤 본회의장을 빠져 나갔다.
이후 시의회는 시정질문 답변 자체를 서면으로 하기로 결정하고 곧바로 보충질문에 들어가기로 했으나 홍 시장이 "시정질문에 대한 답변을 듣지 않고 보충질문을 하는 것을 받아 들일 수 없다"며 출석을 거부하면서 제2차 본회의가 파행으로 자동산회됐다.
한윤석 의장은 "시장과 간부공무원의 출석거부는 87만 부천시민의 대표인 30명의 시의원을 경시하는 행위로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이날 의회의 파행에 대해 홍 시장과 한윤석 의장을 비롯한 30명의 시의원 모두의 책임이라는 비판이 거세게 일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