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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고독사 소식 없는 중추절을 기대하며

▲ 김인규 전 부천시 오정구청장 
올해 추석 명절은 6일간의 긴 연휴가 이어진다. 형편이 좋은 사람들은 벌써 해외로 나가 즐기고 오겠다며 항공기 예약이 넘쳐났고, 국내에도 콘도나 펜션 구하기가 하늘에 별 따기라고 한다.

세상 모든 일에는 명암이 있는 것이 진리이다. 국가 간이나 사회, 가족, 개인 간에도 살아가면서 이러한 명암을 보게 된다. 몇 년 전부터 우리 사회의 문제로 대두되는 것이 ‘고독사’이다. 한두 명의 문제는 개인의 문제이지만, 여러 사람이 해당되는 문제는 사회 문제라 한다.

필자는 고독사의 통계나 보도되는 뉴스거리를 논하려는 것이 아니다. 부천에서는 전 시의원 당현증 의원께서 ‘고독사’에 대한 기고를 여러 번 한 바 있다.

부천에서 행정 경험을 오래한 필자의 생각은 이렇다. 현대 행정은 복지행정시대로 지방정부 예산의 거의 60~70%가 복지 분야에 투자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독사’가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관리가 잘 안 되는 까닭은 사회안전망에 허점이 있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것이다.

지방자치단체의 책무는 지역 주민을 살펴 복리를 증진하는 데 있다. 지역을 관리하는 행정계선조직은 시, 구, 동, 통, 반이 있는데, 이 조직체가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시민을 위해 작동된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고독사를 예방하기 위해 그러한 위기 상황에 놓인 가구를 찾아내는 일은 불가능하지 않다. 우리가 일상에서 눈으로 쉽게 접하는 우편함에 각종 우편물이 꽂혀 있는데, 개중에는 수십 일이나 몇 달이 지난 것들이 수북하게 쌓인 모습도 쉽게 볼 수 있다. 하지만 같은 건물에 사는 사람들도 관심 밖이다. 개인의 사생활 영역이니 눈여겨 볼 일이 아니라고 생각할 것이다.

지극히 아날로그적인 방식이지만 시 산하 전 공직자와 통장들께서 지역별, 노선별 담당으로 하루이틀만 수고하면 실태를 파악할 수 있고 관리 대상 여부를 분류할 수 있을 것이다. 부천시의 공직자 수는 2,600여 명, 통장 718명, 5,141개의 반이 있다. 반이야 형식적 조직으로 가동은 기대할 수 없다.

관변단체인 국민운동 4개 단체와 사회복지시설의 정보도 공유해서 바로 실태 조사를 하기 바란다. 부천시에는 36개 일반 동이 있는데 중동과 상동신도시, 범박계수동은 아파트 단지로서 단독주택지역에 비해 실태 파악에 수고가 적을 것이다.

그리고 이번 추석 연휴가 지나면 관내 우체국과 업무 협의로 우편집배원들이 의심 가는 세대를 파악 통보하여 고독하게 살아가는 세대와 위기 가정을 찾아내는 시스템을 운영하기 바란다. 집배원들에 대한 제보 보상금이 따라야 함은 물론이다.

명절이면 의례적으로 위문시설 방문 사진이나 찍어 보도하는 것보다는 우리 주변의 사각지대를 살펴 행정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한 곳을 찾아내는 일에 공직자들이 앞장섰으면 한다. 이번 추석 긴 연휴기간 동안 가족이나 이웃으로부터 단절된 고된 삶을 결국 이겨내지 못하고 죽음이 뒤늦게 발견됐다는 소식이 아니라, ‘고독한 삶’의 현실에 처한 한 사람의 시민에게라도 도움을 주었다는 따뜻한 소식이 들리기를 간절히 바란다.

“공직자가 피곤하면 시민이 편안하다” 필자가 좋아하는 문구로 글을 마친다.

기사등록 : 2023-09-18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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