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시의회 후반기 원구성이 무난하게 끝날 것으로 예상했지만 빗나갔다.

의장과 부의장 선거에는 이변은 없었다. 선거 전에는 ‘혹시’, ‘만약에’라는 전제 속에 민주당 소속 의원이 탈당하여 국민의힘과 뭉치게 되는 시나리오가 예상됐다. 그렇게되었다면 대반전의 후반기 의장단 선거가 될 수 있었다. 그러나 별다른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다.

매번 후반기 의장 선거에는 잡음이 많았다. 다수당인 민주당에서 후보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의원들간 갈등도 있었다. 두 의원이 후보로 나서 치열한 샅바싸움을 벌인 가운데 지난 달 3일 후보가 결정됐다.

후보가 결정된지 25일만에 치러진 의장 선출 선거에서 25명의 의원이 출석해 과반을 살짝 넘긴 15표를 얻어 의장이 선출됐다. 초라한 지지율이었다. 부의장 선거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의총에서 결정된 후보를 같은 당 소속 의원이 지지하지 않은 반란표가 있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변은 없었지만 찜찜한 결과였다. 험난한 의회 운영이 예고되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상대 당과의 싸우는 선거에서는 잘 뭉친다. 그런데 같은 당 소속끼리 무엇을 놓고 싸우는 선거에서는 갈라진다. 모든 선거가 그랬다. 그만큼 후보가 되기가 어렵다는 애기다. 늘상 이야기하는 선거 후폭풍이다.

이렇게해서 결정된 도시교통위원회 위원장 후보가 본 선거에서 변수가 생겼다.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민주당 입장에서 보면 말하기조차 부끄러운 찜찜한 상황이다. 양당 간의 합의사항 파기인지 아니면 자당의 반란인지는 아직 확실하게 단언할 수는 없다.

선거라는 것이 원래 수많은 변수가 존재한다. 이 같은 상황은 이미 예견됐다. 그것도 도시교통위원장 선거에 점쳐졌다. 그런데 진짜 들어맞았다.

더불어민주당 몫은 재정문화위원장과 도시교통위원장이다. 국민의힘 몫은 행정복지위원장이다. 7월 1일 실시한 상임위원장 선거에서 건강상의 이유로 불참한 1명을 빼고 26명이 투표에 참여해 재정문화위원장과 행정복지위원장 선거가 있었다. 당초 각 당 의총에서 결정된 후보가 위원장으로 최종 선출됐다.

마지막 도시교통위원장 선거에서 문제가 생겼다. 당초 민주당 의총에서 결정된 후보가 과반을 득표하지 못했다. 13표를 얻었다. 정회 후 다시 실시한 2차 투표까지 갔는데 결과는 더 참담했다. 민주당의 후보가 11표를 얻는데 그쳤다. 1차보다 2표가 줄었다. 국민의힘 소속 의원이 더 많은 12표를 얻었다.

이 상황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부천시의회 정수는 27명이다. 민주당 14명, 국민의힘 12명, 진보당 1명이다. 진보당 없이도 단독으로 과반을 넘길 수 있었다.

2차에서 3표가 이탈했다. 엄청난 반발이 나왔다. 1차 선거 후 정회를 했다. 어떤 상황 때문에 2표가 더 빠져나갔을까. 당론은 그게 아닌데 뭐가 틀어졌다. 상상은 간다.

민주당 입장에서는 다행이다. 2차 투표에서 최다 득표자로 결정하게 되었다면 도시교통위원장이 국민의힘으로 넘어갈 뻔 했다. 후보로 나선 당사자와 일부 민주당 의원들이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당대표는 불만이 아니라 분노했다는 후문이다.

당초 합의한 내용, 아니 선거로 결정된 후보를 찍지않고 분명한 반란표는 있었다. 몽니를 부렸다는 해석도 있는데 이유가 뭘까. 후보 당사자의 문제일까 아니면 의장선거와 상임위원장 선거의 후유증일까. 각자도판(各自圖判)상황이다. 왜 이렇게까지 되었을까. 궁금해진다.

하루의 의사일정으로 상임위원장 선거가 마무리되지 못하고 회기가 연장됐다.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모른다. 아직까지는 후반기 원구성에 대한 노골적인 반발이 존재하고 있다.

부천시의회 후반기가 순조로운 항해가 되지 못할 것은 분명해 보인다. 의장의 리더십과 당대표들의 협상력에 기대를 걸어볼 수 밖에 없다.

당장 시끄럽고 뭔가 찜찜한 결과이지만 시간이 지나면 잊혀진다. 언제 그랬냐는 식으로 잘 돌아갈 수 있다. 제발 그렇게 되길 바란다. 이 상황도 한번 지켜보고자 한다. 모든 선거가 그랬던 것처럼.

사실 애초부터 단추가 잘못끼워진 면도 있다. 의장과 각 당 대표는 재선의원이다. 행정복지위원장도 재선의원이다. 재정문화위원장이 초선의 비례대표의원이다. 도시교통위원장도 초선이다. 초선이, 그리고 비례대표도 상임위원장을 맡고 있는데 재선의원이 8년동안 아무것도 맡지 못했다. 상임위원회도 원하는 곳에 가지 못했다.

선거과정의 논공행상 결과물이라는 판단이 들어 아쉬운 점이 많다. 자신들을 도와주지 않았다는 이유로 노골적으로 배척했다고 알려지고 있다. 결국 당의 결속과 단합은 이미 실현되기 어려워졌다.

도시교통위원장 선거를 놓고 민주당 지역위원회까지 불통이 튀었다. 단도리했다고 알려지고 있다. 개인적으로 밉지만 당론을 따르겠다는 입장이다. 꼭 이렇게 해야했을까. 안되는 것은 안되는 것인데 밀어어부쳐서는 안된다. 탈이난다. 결과를 떠나 선거 후가 더 걱정이된다. 각자도생해야할 판이다. 그냥 내편이 아니면 각자도사되는 형국이 될 수 있다.

민주당 시장에 민주당 의장, 부천시의회 다수당인 민주당의 후반기 의정활동이 벌써부터 걱정이 앞선다. 민주당 당원들의 바람은 나몰라라하고 있으니 말이다. 이래놓고 민주당 소속 의원이라고 큰 소리치면서 공천경쟁에 나설 수 있을까 궁금하다. 민주당 뿐만 아니다. 국민의힘도 그렇게 썩 좋은 단합된 모습을 보이지 않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