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오후 6시 25분 국민의힘 최옥순 시의원은 언론인들에게 ‘국민의힘 부천시 3개 당협 부천 호텔 화재 사고 합동 보도자료’라는 제목으로 메일을 발송했다.

보도자료 형식을 갖추지 않은 자유로운 형식의 보도자료지만 무려 7명이 사망한 호텔 화재사고에 ‘애도’는 각설된 채 ‘유독가스 예방 마스크 우선 비치 제도 개선’에 초점이 맞춰졌다.

사건발생 하루 지난 뒤 각종 매체 및 SNS를 통한 애도가 전달되기는 했다. 하지만 애도 표현은 한 줄도 없이 유독가스 예방 마스크 우선 비치 제안과 건의를 특정업체 사진을 캡쳐해서 발송한 것이 논란이 되고 있다.

특히, 특정업체 제품 이미지를 사용하면서 ‘보도자료와는 무관함’이라는 등의 부연설명조차 달지 않았으며, 이미지 사용 허가를 받았다는 등의 저작권에 문제가 없다는 등의 해설이 전무하다.

포털사이트에서 방염마스크를 검색하면 다수 제품이 쏟아진다. 그중 특정업체 방염마스크 사진만을 선택해 보도자료와 함께 전달하면서 자칫 불필요한 의혹을 불러올 수 있게 했다는 지적이다. 

국힘 보도자료를 살펴보면 “22일 발생한 부천 호텔 화재 사고와 관련 국민의힘 부천지역 당협위원장들은 화재 시 유독가스 예방 마스크를 우선 비치하도록 제도를 개선시켜 나가기로 했다”고 첫 문장이다.

“박성중 부천을 당협위원장과 하종대 부천병 당협위원장, 김복덕 부천갑 당협위원장 등 3명은 23일 당협 간부들과 회의를 갖고 이번 화재가 크지 않았음에도 사망자가 7명에 이르게 된 가장 큰 원인은 객실의 침구와 카페트 등에서 나온 유독가스에 중독된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진단하고, 화재 발생 시 대피 과정에서 유독가스에 중독되지 않도록 객실에 ‘유독가스 예방 마스크’를 의무적으로 비치하도록 제도를 개선시켜 나가기로 했다”며 “스프링클러 설치에 앞서 ‘화재 시 방연 마스크’를 비치하도록 의무화하는 것이 유독가스에 따른 사망자 및 부상자를 줄이는 지름길이라는 것이다. 개당 3~4만 원에 불과한 방연마스크는 숙박업소 업주들이 적은 비용으로 비치할 수 있어 실행 가능성도 크다. 또 방연 마스크는 착용 시 최대 15분까지 유독가스 중독을 예방할 수 있다”고 언급하고 있다.

보도자료 말미에는 “국민의힘 부천시 3개 당협위원장들은 그동안 스프링클러 설치를 권장하고 지자체 조례를 통해 지원금을 주기로 했음에도 숙박업소들이 따르지 않은 것은 설치비가 비싸고, 설치기간에 따른 영업손해가 막심했기 때문이라며 우선적으로 방연 마스크를 비치해 업주들의 재정 부담을 덜어주고 투숙객들도 안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면서 “박성중, 하종대, 김복덕 등 3명의 당협위원장은 이날 부천 화재 현장을 찾은 한동훈 당 대표에게 이 같은 제안을 설명하고, 당에 제도화 추진을 건의했다”고 밝혔다.

국힘 3명 당협위원장들은 화재 다음날 오전 11시 30분경 사고현장을 찾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행정안전부 이상민 장관이 부천 사고현장을 찾은 오전 7시 30분에는 국힘 3명 당협위원장들은 없었다. 이후 오후 4시경 국힘 한동훈 대표가 현장을 찾았을 때 동참, 동행했다.

‘방염마스크가 최적의 대안’이라면서도 정작 행정안전부장관에게 제도화를 건의, 제안하기 보다 한동훈 당대표에게 건의했다는 점도 우회적인 방법의 선택으로 보여지면서 사실상 장관보다 더 많은 이목을 끈 대표의 효과를 방증한다는 해석이다.

각종 언론과 전문가들은 스프링클러 설치 사각지대의 원천적 문제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힘 3명 당협위원장 이름의 보도자료는 방염마스크 설치 의무화라는 현실적 방안을 내놓았다는 다름의 평가를 받을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특정업체 제품 이미지를 그대로 노출하면서 애도조차 각설된 형식없는 보도자료는 시민들에게 어떻게 읽혀질지 의문이다.

이에 대해 보도자료 발송을 대신한 최옥순 의원은 “유독가스 예방마스크를 검색하여 국제 규격에 통과된 제품을 캡쳐해서 보냈다”면서 “특정업체를 홍보할 어떤 의도도 없었다. 미스했다. 이런 류의 사진자료가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게됐다. 알려줘서 고맙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