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자살 사건과 관련해 해임됐던 부천시설공단 L모 전 부장이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소송에서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승소했다.

서울고등법원 제6행정부는 16일 시설관리공단 전 직원인 L모 전 부장의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소송의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피고(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의 항소를 기각한다"고 판결했다.

이에따라 부천시설관리공단이 부당해고를 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L 전 부장은 지난 2011년 6월 시설공단 여직원 자살사건과 관련해 J모 부장과 함께 해임됐다.

행정소송의 전심인 지방·중앙노동위원회는 부당해고가 아니라고 판정했으나 서울행정법원은 이를 뒤집었다.

시설공단은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하고 대형로펌급 변호사를 선임해 대응했으나 이날 선고공판에서 또다시 패소했다.

당시 시설공단은 여직원이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하자 좌천성 보복인사가 여직원의 자살원인이었다는 이유를 들어 L 부장과 J부장을 해임처분했다. 공단은 몇몇 직원들이 작성한 소문에 불과한 내용의 진술서 등을 토대로 징계위원회를 열어 이들에 대한 해임을 강행했다. 당시 징계위원회 의결정족수도 채우지 않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또 항소심 재판과정에서 진술서에 많은 허점이 드러나자 공단은 진술서의 중요부분을 수정, 변경하여 재판부에 다시 제출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J 전 부장이 이 같은 내용을 법정에서 증언한 공단 A모팀장을 위증혐의로 경찰에 고소해 현재 조사가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노동위원회 심판 당시에는 공단 대리노무사가 징계의결서류를 위조한 것이 드러나 공문서위조 혐의로 입건된 바 있다.

L 전 부장은 항소심 선고공판 후 기자와의 통화에서 "시설공단의 부당해고임이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인정됐다"면서 "공단이 또다시 대법원에 상고하며 다툼을 벌일 것이 아니라 모든 것을 인정하고 복직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말했다.

사건 당시 일각에서는 사건에 대한 문책으로 이들 2명의 부장을 해임시킬게 아니라 일단 직위해제 한 후 사태를 수습한 뒤 일정기간 경과 후 복직토록 했어야 가장 무난하고 합리적인 조치였다는 지적이 일었다.

특히 시설공단이 공단의 중대한 사활이 걸린 소송이 아닌 직원의 부당해고 소송에 수천여만원의 수임비를 들여 대형로펌의 변호사를 선임한 것에 대한 논란에 이어 이번에 패소하면서 비난여론도 일고 있다.

한편 지난 9월 열린 J 전 부장에 대한 항소심 재판에서는 공단이 승소했다. J 전 부장은 현재 대법원에 상고한 상태다. 시설공단도 L 전 부장 판결과 관련 상고할지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