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건표 부천시장 후보님!

이렇게 공개서한을 드리는 것이 6.2 지방선거를 앞두고 분초를 다투실 후보님께 누가 되지 않을까 걱정되면서도 YMCA라는 단체의 명예가 달린 문제이기에 글을 올립니다. 오래전 일이라 불확실한 부분이 있기도 하지만 후보님께서 주장하시는 내용이 사실과 달라 이러한 부분을 바로잡고자 하는 것이니 오해 없으시기 바랍니다.

6.2지방선거를 앞두고 추모공원과 관련된 문제가 뜨거운 쟁점이 되고 있고, 저도 지역 언론을 통해서 후보들이 주장하는 바를 접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이틀 전 회원 한분이 홍건표 후보께서 김만수 후보에게 보낸 공개서한에 YMCA가 거론되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공개서한 전문을 보게 되었습니다. 

후보님의 공개서한에는 이렇게 서술되어 있습니다. 

 

“... 그렇다면 20여개 사회단체 대표 중 시민연합과 YMCA 두 단체 대표만이 추진위원회를 탈퇴했습니다. 자신의 뜻과 맞지 않는다고 하여 후보지 선정 답사까지 한 공익단체 대표가 위원회를 탈퇴하는 것이 민주적입니까? 독선입니까?

 

다시 묻겠습니다.

 

설령 시장이 위원회와 협의 없이 후보지를 선정 발표했다하더라도 부천시 땅 어디엔가는 추모공원을 짓겠다고 한 만큼, 다소 서운한 감이 있더라도 시민을 생각해야 한다는 대승적 견지에서 함께 참여하여 추진하는 것이 공익단체로서 취해야 할 태도입니까? 아니면 뛰쳐나가 반대운동을 펼치는 것이 공익단체로서 취해야할 올바른 처사입니까?

여기에 함께 부화뇌동하는 일부사회 지도자들이 민주적입니까? 독선입니까?”

(홍건표 한나라당 시장후보 공개서한 중에서)

저는 추모공원과 관련된 홍건표 후보님의 입장과는 별개로 YMCA와 저를 이렇게 공개적으로 폄하하는 태도에 심한 불쾌감을 느꼈습니다.

제가 추진위원회 위원이 된 것은 2004년 10월경으로 기억됩니다. 당초 추진위원회에는 이래일 전임 사무총장께서 위원으로 참여하시다가 제가 2004년 6월 사무총장으로 취임한 후 10월경 담당공무원이 저에게 전화를 해서 “전임 사무총장께서 추진위원회 위원으로 참여했었는데 (사무총장이 바뀌셨으니) 참여하겠느냐”고 문의했고 저는 추모공원 문제가 지역의 중요한 현안이기 때문에 참여하겠다고 하면서 당시 오랜 기간 회의가 개최되지 않고 있기에 “언제 회의가 개최되느냐?”고 물으니 “광역화장장 문제로 타 지방자치단체와 논의 중이라 그 진척 정도에 따라 회의가 개최될 예정이다.”라는 답변을 들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위원이 된 후 4개월여 동안 회의가 한번도 개최되지 않다가 2005년 2월 4일 홍건표 부천시장께서 추모의 집 부지를 선정 발표하게 됩니다.

그리고 추진위원회는 추모의 집 부지를 선정 발표(2월 4일)하고, 시의회 앞에서 반대 대책위의 시위(3월 16일)가 있고 난 후, 선정발표로부터 무려 2개월이 지난 2005년 4월 11일 개최하게 됩니다.

당시 회의록을 확인하시면 아시겠지만 그 자리에서 저는 두가지 문제를 제기한 바 있습니다. “첫째, 당시 대상지역으로 거론되던 3개 지역(춘의동, 범박동, 고강동) 중에서 춘의동을 선정한 객관적인 근거와 내용이 무엇인지? 둘째, 아직도 추모공원이 혐오시설로 인식되고 있고 주민들의 강한 반발이 예상되는데 이에 대한 대책과 대안은 무엇인지?” 하지만 홍건표 시장께서는 제 질문에 대해서는 아무런 구체적인 언급도 없이 “시장이 어려운 결단을 한 것이다. 도와달라.”는 취지의 말씀만 반복하셨습니다.

그래서 저는 YMCA 내부 협의를 거쳐 추진위원회를 탈퇴하였습니다. 사정이 이러한데도 불구하고 홍건표 후보께서는 민주적이고, 추진위원회를 탈퇴한 YMCA는 독선적이라는 비상식적 주장의 근거는 무엇입니까?

후보께서 어떻게 알고 계실지 모르지만 그 후 YMCA는 추모공원과 관련된 찬성이나 반대 활동을 전개하지 않았습니다. 추모공원 자체는 필요한 시설이지만 목적이 옳다고 절차의 합리성과 적절성이 무시될 수 업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절차의 정당성과 적절성을 상실한 결론은 누구도 합리적으로 설득할 수 없기 때문에 결국 힘의 대립만이 해결책인양 극단으로 치닫게 되고, 그 결과 불신과 대립으로 지역 공동체는 치유할 수 없게 분열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항상 정치적 판단보다는 시민적인 상식이 보편적 가치와 부합하게 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리며 독선 등 거친 말로 YMCA와 저의 명예를 훼손한 부분을 바로잡아주실 것을 정중히 요청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