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법상 업무용 시설인 오피스텔을 주거용으로 광고·분양을 해도 위법하지 않다는 판결이 나왔다.

주거용으로 알고 분양받았는데도 업무용 재산세를 부과받은 오피스텔 입주자들의 세금 부과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 세금 혜택 등을 위해 편법 주거용으로 사용되고 있는 업무용 오피스텔에 대한 단속대책도 새롭게 마련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따라 부천시가 중동소재 위브더스테이트에 업무용으로 부과된 재산세에 대한 주민들의 소송도 제기될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서울고법 형사4부(부장판사 김창석)가 최근 오피스텔을 지은 뒤 주거용으로 광고·분양한 혐의(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위반) 등으로 구속 기소된  상암디지털미디어시티  (주)한독산학협동단지 임직원 6명에 대한 항소심에서 사기 분양 혐의 부분에 유죄를 선고한 1심을 깨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현행 오피스텔 건축기준은 업무용과 주거용을 분명하게 구분할 수 없어 단속 당국의 자의적 해석이 가능케 해 그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며 "국민 대다수가 오피스텔을 주거전용으로 사용하고 있는 현실에서 주거용 오피스텔을 인정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주거용 오피스텔을 핵가족과 싱글족 등 다양한 가족을 위한 하나의 주거형태로 판단한 판결로 해석되고 있다.

부천시도 지난해 7월 중동소재 위브더스테이트 입주자 1천740 세대 주민들에게 업무용으로 재산세를 부과했다.

시는 주거용이지만 당초 업무시설 용도로 분양공고가 난 만큼 오피스텔로 재산세를 부과하는 것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었다.

주민들은 즉각 "주거용으로 분양된 오피스텔인데도 재산세는 주거용이 아닌 업무용으로 부과한 것은 잘못"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이에 시는 현장을 확인, 주택으로 사용시 주거용으로 재산세를 부과하고 업무용으로 사용시 업무용으로 부과한다(현황부과)'는 방침을 갖고 이의신청을 통해 지방세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재산세 세율을 변경해 주기로 했다.

당시 일부 주민들은  "주거용으로 재산세를 납부할 경우 1가구 2주택에 해당되어 불이익을 받게 될 소지가 있다"며 주거용 부과를 기피했다. 동일 상황의 대규모 오피스텔에 거주하는 주민들이 주거용과 업무용 두가지 형태의 부과입장을 보여왔다.

결국 지방세심의위원회는 '동일한 물권인데도 본인들의 입장에 따라 주거용과 업무용으로 나눠서 부과하는 것은 과세형평상 맞지 않는다'며 시의 이의신청을 기각 결정했다.

실제 오피스텔을 주거용으로 사용하면서도 업무용으로 신고한 것은 세금혜택 때문이다.업무용일 경우 다주택보유에 따른 중과세를 피할 수 있고 종합부동산세 부담도 자유롭다.재산세율도 단일세율로 아파트보다 적다. 편법 주택인 것이다.

또 재판부는 "욕조나 발코니 설치를 금지하는 규정도 현실성이 떨어지는 규제를 위한 규제"라고 지적했다. 오피스텔 건축기준에 대한 효력을 인정하지 않았다.

이번 판결이 대법원에서 최종 확정될 경우 세금부과와 주거용 오피스텔에 대한 단속규정에 대한 대대적인 손질이 불가피해 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